항생제 함부로 먹었을 때 생기는 문제와 건강 위험 요인

 

항생제 오남용 이미지

감기에 걸리거나 목이 아플 때, 집에 남은 항생제를 꺼내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항생제는 단순히 ‘아플 때 먹는 약’이 아니라,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특수한 약물이다. 대부분의 감기와 몸살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므로, 항생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 장내 유익균 파괴, 간·신장 손상,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항생제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약으로, 세균성 폐렴, 방광염, 중이염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하지만 감기나 독감, 대부분의 인후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에 걸릴 때마다 항생제를 습관적으로 찾거나, 가족이 남긴 약을 나눠 먹는 행동은 위험하다. 열이 떨어졌다고 중간에 복용을 멈추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복용하면 효과는커녕 장내 유익균만 파괴되고 면역력이 약화되며, 향후 항생제가 필요할 때 듣지 않는 내성균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보건 위기로 지목한다. 세균은 항생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점차 내성을 갖게 된다. 그렇게 진화한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며, 수술 후 감염이나 일반 질환 치료조차 어려워진다. 단순한 방광염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반복적인 피부염 치료 중 내성균에 감염돼 치료가 장기화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항생제는 장 속 유익균까지 무차별적으로 사멸시켜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 항생제 복용 후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유익균의 감소는 면역력 저하뿐 아니라 당뇨, 비만, 아토피 등 다양한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섬유질 식단, 발효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권장되며, 과도한 항생제 복용 시 장내 미생물군의 복원이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항생제는 간에서 대사되고 신장을 통해 배출되므로, 무분별한 복용은 간 수치 상승이나 신장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간염 병력이 있는 사람, 노인, 만성질환자일수록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복용 중 피로감이나 황달, 진한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클라리스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레보플록사신 등 일부 항생제는 특히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장기 복용 시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하다.

또한 항생제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에 민감한 사람은 반드시 의사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두드러기, 호흡곤란, 눈·입 주변 붓기 등 초기 증상이 보일 경우 즉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항생제는 무조건 강력한 약이 아니라, 필요할 때 정확히 사용해야 하는 치료제다. 감기처럼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질환에는 항생제가 오히려 해가 된다. 증상보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남아 있는 항생제가 있다면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전문가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생제는 올바르게 사용할 때 비로소 생명을 살리는 약이 된다.

매일말씀저널 | 생활건강 실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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