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간지러움 계속된다면 간 기능 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

간 기능 이상과 피부 가려움 이미지

이유 없이 피부가 가렵고, 특히 밤마다 긁게 된다면 단순한 피부염이 아니라 간 기능 저하에서 비롯된 전신성 가려움증일 수 있다. 피부에 눈에 띄는 발진이 없는데도 가려움이 계속되고 보습제나 일반 약으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부 장기의 이상 신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간은 독소를 해독하고 담즙을 생성해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에, 이 기능이 저하될 경우 담즙산이 혈액에 쌓여 신경을 자극하면서 가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관련 질환으로는 담즙 정체성 간염, 간경변증,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간암 등이 있으며, 특히 B형이나 C형 간염과 같이 만성적인 간 질환에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피부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일반적인 피부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고,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는 특징이 있다. 손바닥과 발바닥을 비롯해 전신에 걸쳐 느껴지는 이 불쾌한 가려움은 긁어도 해소되지 않고 반복되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일반적인 아토피나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질환과 구별되는 점은 명확하다. 피부질환은 보통 국소 부위에 국한되며 발진이나 붉은 기운, 부종 등의 외형적 변화가 동반된다. 반면 간 기능 이상에 의한 가려움은 피부가 겉보기엔 정상으로 보이며, 국소가 아닌 전신에 걸쳐 나타난다. 무엇보다 밤이 되면 증상이 악화되고, 아무리 긁어도 시원하지 않으며 보습제나 항히스타민제 등 일반적인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피부 가려움 외에도 피로감과 무기력함, 식욕 저하, 오른쪽 윗배의 묵직한 느낌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간 기능 저하를 더욱 의심해봐야 한다.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이 갈색처럼 짙고 대변이 회색빛에 가까울 경우에도 간 이상이 의심된다. 피부 자체가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쉽게 멍이 드는 것도 간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피부과보다는 내과나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간 기능과 관련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 검사에서는 간 기능 수치인 AST, ALT, γ-GTP, ALP 등이 중요한 지표가 된다. 총 및 직접 빌리루빈 수치와 함께 혈청 담즙산 수치를 측정하면 담즙 정체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간 초음파나 CT, 그리고 B형·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 항체 검사도 병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검사는 가려움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반적인 약물에 반응이 없을 때 시행되며, 밤에 증상이 심해 잠을 방해하는 경우 특히 권장된다.

간 기능 저하를 방지하고 가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과 식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먼저 음주를 중단하고, 고지방 및 가공식품을 자제해야 한다. 밀크시슬이나 아르기닌, 타우린과 같은 간 보호 영양 성분의 섭취도 도움이 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담즙의 흐름을 도와주며, 잠들기 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피부를 보습해주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나 고단백 위주의 저녁 식사도 피해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도 고려된다. 대표적으로는 담즙의 흐름을 개선해주는 우르소데옥시콜산이 있으며, 담즙산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콜레스티라민도 처방될 수 있다. 일반적인 항히스타민제는 보조적으로만 사용되며, 단독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원인 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피부는 멀쩡한데 밤마다 이유 없이 가렵다면, 피부가 아닌 간이 보내는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반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적극적인 내부 원인 탐색이 필요하다. 가려움은 단순한 증상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것이 신체 내부에서 비롯된 심각한 문제의 신호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유 없이 피부를 긁고 있다면, 간 건강을 점검할 때일 수 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내 몸은 이미 조용히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늦기 전에 그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매일말씀저널 | 생활건강 실전정보

PHP Code Snippets Powered By : XYZScripts.com
위로 스크롤